안녕하세요? 구름팡팡입니다. 먼저 KBS 스페셜 예고편 영상을 제 블로그에 iframe으로 연결했더니 팝업창이 뜨는 점 사과드립니다.
제 블로그의 팝업창이 아니고 iframe 내부에 있는 KBS의 팝업창입니다.
결국 팝업창 문제 해결했습니다.
오늘 할 이야기는 요즈음의 제 블로그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정치적인 이야기입니다.
MBC 노조가 현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에 반대하는 총 파업에 돌입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보수 언론들은 파업의 '불법성'을, 진보 언론들은 '언론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기사를 쏟아 내고 있습니다.
물론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은 개인에게 맡겨야 옳은 것이지만,
현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이후 그리고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취임 이후 여러 사건들이 있었고 또 벌어지고 있지요.
KBS는 정연주 사장이 퇴출 당하고 이명박 코드 인사라는 김인규 사장이 임명 되었고,
YTN도 구본홍 사장을 임명하고 이를 반대하는 노조원들 해고 시키고,
MBC도 결국 엄기영 사장이 퇴출 당하고 김재철 사장이 임명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KBS와 MBC의 지역 방송국 사장들도 이번에 대거 교체되었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MBC 김재철 사장이 청와대와 연루된 가능성이 크게 제기되고 있는 황희만 보도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하면서
공영방송을 정권으로부터 지키겠다며 MBC 노조가 총 파업에 돌입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의 마이크로 블로그나 일반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다음카페 '강남촛불'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재치 만점의 포스터가 눈길을 사로 잡네요. 저도 그래서 이 포스터 문구를 이용해서 응원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이번 주에 방영될 무한도전 내용 - 노홍철, 정형돈, 길의 체중감량 성공여부와 삭발 벌칙의 주인공 - 이 매우 궁금하기는 하지만, 조금 참고 이들을 응원하겠습니다.
다만 방송으로서의 역할에 차질이 없도록 총 파업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고, 부디 좋은 결과를 거두어 주세요^^
건설회사 CEO 출신으로서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미디어를 장악하여 이탈리아 총리가 되는 데에 성공하고,
이후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 독재를 펼치고 있는 베를루스코니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하겠습니다.
공영방송을 정권으로부터 사수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구름팡팡입니다.
지난 주에 영화 소개 프로그램 한 번 봤다가 이제 영화 보는 데에 탄력이 붙었네요^^;;
공부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 결말에 대하여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셔터 아일랜드'라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엔딩을 보고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거나 돈이 아까웠다는 분, 역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짜여진 최고의 시나리오라는 분...
평이 엇갈리긴 합니다만, 네이버 영화DB의 네티즌 평점은 그래도 높은 수준입니다.
▲ 2010년 4월 4일 19:00 기준
원래 영화 감상에 관한 포스트는 길게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사실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감상이 '와~감동이다', '오오~진짜 재밌다' 등등 단조롭기 그지 없으므로)
'셔터 아일랜드'에 대해서는 좀 길게 써도 될 것 같네요^^
시작과 함께 보여지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
제 기억 속에서 가장 지워지지 않는 모습은 타이타닉에 출연했을 당시의 그였는데, 이제는 중년미가 넘치는 인상이 되었더라구요.
하긴...저도 그만큼 나이가 들긴 했군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54년, 장소는 미국 보스턴 하버 섬입니다.
하버 아일랜드는 미국 본토와 완전히 격리된 정신병원입니다. 그것도 일반인이 수용되는 곳이 아닌 범죄자들만 수용되는 곳이지요.
이 섬은 온통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단 한 곳, 바로 항구만은 외부와 소통이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정신병원이나 교도소 같은 시설이 들어서기 딱 좋은 곳인지도 모르죠.
그래서 이름도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인 것입니다.
아무튼 두 주인공은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배를 타고 방문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영화를 처음 보면서 약간의 위화감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바로 위의 장면들을 볼 때 말이지요. 어떻습니까, 제가 느꼈던 그 위화감이 사진으로도 느껴지시나요?
그럼 한 가지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위 사진들은 1961년에 발표된 '뉘른베르크의 재판' 중에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들입니다. 영상으로 보시면 확실히 티가 날텐데, 사진은 역시 잘 모르겠군요.
예전엔 이렇게 자동차를 타고 움직이는 장면을 촬영할 때 지금처럼 직접 자동차에 카메라를 장착하지 않고 정지된 차에서 배경만 움직이는 모습으로 합성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왜 그랬냐구요? 글쎄요, 지금처럼 장비가 견고하지 않았거나 너무 거대해서 차량에 부착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무튼 이런 식으로 촬영된 모습을 보시면 금새 눈치 채실 수 있습니다. 배경과 사람들의 원근이 맞지 않고 배경에서는 차량이 덜컹거리지만 배우들이 탑승한 차량은 미동도 않거나 하는 옥의 티가 있기 때문이지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1950년대의 현장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배를 타고 가는 장면을 위와 같이 배 따로 배경 따로 합성을 했다고 합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보자마자 '이거 뭔가 이상하다~'하고 느끼셨을 거에요^^
자~영화 초반부터 이렇게 감독은 관객들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 탄탄한 스토리 전개에 또 한 번 놀라실 겁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닙니다.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가 아니었으면 빛을 못봤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자 그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결말에 관한 제 고찰을 시작합니다. 치명적인 스토리 분석이 들어가므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클릭을 삼가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던가요? 아니면 보는 만큼만 볼 수 있다고 하던가요?
아무튼 어쩌면 열린 결말일지도 모르는 이 영화는 관객들을 답답하게 합니다.
마치 어릴 때 부르던 동요가 '도' 음으로 끝나지 않으면 왠지 끝나지 않고 노래가 계속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죠.
그래서 저도 제가 본 만큼의 잣대로 결론을 내리고자 합니다. 실제로는 결론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저를 불편하게 하니까요.
앞에서도 밝혔지만 영화는 1954년, 보스턴의 하버 섬에서 시작함을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왜 첫 장면에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는 것인지를 기억하고 계시면 나중에 도움이 됩니다.
섬으로 향하는 배에서 연방 보안관인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극심한 뱃멀미에 시달립니다.
그러면서 단지 물이 많을 뿐이니 괜찮다고 자신을 진정시킵니다. 왜 이렇게 뱃멀미에 시달리는지, 굳이 '물이 많을 뿐이다'고 하며 자신을 진정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영화 종반부에서 그 해답이 나옵니다. 바로 그가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둘은 배에서 처음 이야기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면 테디가 자신의 파트너인 척 아울(마크 러팔로)에게 '자네가 내 파트너인가?'하고 묻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척은 테디를 이미 알고 있는 듯 '테디 다니엘스'의 전설에 대해 이야기 하고 테디는 멋쩍은 듯 '포틀랜드에는 다들 시시한 사람만 있나?'하고 묻습니다.
테디는 척에게 고향을 물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포틀랜드'라고 짐작하며 이야기하고 있지요. 다음 장면을 보시겠습니다.
척은 친절하게 자신의 고향에 대해서 정정해 줍니다. 당신의 짐작처럼 포틀랜드가 아니라 시애틀이라고 말이지요.
그렇다면 테디는 왜 고향도 모르면서 고향이 어딘지 묻지 않고 포틀랜드라고 지레 짐작으로 물어봤을까요?
영화에서 이 장면은 계속 반복해서 나옵니다만, 이것은 결국 둘이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줍니다.
사실 자신의 파트너로 알고 있는 이 자의 고향이 시애틀이 아닌 포틀랜드라는 사실을 테디가 은연중에 알고 있다는 점을 감독이 계속 어필하는 것이지요.
이제 배에서 내리고 셔터 아일랜드로 들어갑니다. 부소장이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는군요.
마중나온 부소장은 이들의 신분을 확인합니다. '연방 보안관 배지는 처음 본다'며 이죽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관할 구역에 문제가 발생해서 수사하러 온 높으신 연방 보안관 나리에게 이죽거리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죠.
네, 나중에 밝혀지지만 역시 이것은 병원에서 모두 꾸민 연극이라는 점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나는 연방 보안관이다!"
"아~네 그러십니까요? 어서 오십쇼~"
이런 식이랄까요?
그리고 출입에 있어서 하나의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총기 반입이 금지라는 것이지요.
테디가 자신은 언제나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연방 보안관이라며 항변하지만 부소장은 연방교도소 형법을 들먹이며 시설 책임자의 명에 따를 것을 지시합니다.
별 수 없죠. 법이 그렇다는데, 얌전히 꼬리를 내리고 총을 반납합니다.
전직 연방 보안관 답게 테디는 능수능란한 동작으로 총을 건네줍니다. 하지만 척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총을 허리에 차 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을 장면입니다만, 처음 두 사람이 배에서 나눈 장면을 떠올려 보면 척은 연방 보안관이 된 지 4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4년이나 총을 차고 다녔는데 아직도 어리숙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설정이지요. 그렇다면 이것을 클로즈업 해서 보여준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병원의 연극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장치이지요. 척은 사실 연방 보안관을 연기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는 것입니다.
병원에 들어서면서 테디는 누군가를 주의 깊게 살핍니다. 바로 저 할머니인데요, 왜 처음 보는 테디를 향해서 '쉿~조용히!'라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을까요?
이러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병원 전체가 테디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스케일이 아주 큰 연극을 하고 있으니 그것을 들키지 않도록 환자들에게도 당부를 했겠지요.
이 할머니는 그 점을 테디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쉿~말하면 안 돼. 우리가 연기하고 있는 걸 들키면 큰일 나!'라는 식으로 말이죠.
테디는 유능한 연방 보안관 답게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바로 단서를 찾습니다. 물론 병원 관계자들이 숨겨놓은 것이겠지만 말이지요.
단서는 메모로써 'The law of 4. Who is 67?' 이라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병원의 원장에게도 물어보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대답 뿐.
사실 이 The law of 4라는 4의 규칙은 나중에 밝혀지는 4명의 이름을 말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아서 4의 규칙은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테디가 왜 에드워드인지 모르겠는데, 한 번 다시 봐야겠어요^^
EDWARD DANIELS와 ANDEREW LAEDDIS는 알파벳 순서만 바꾸면 같은 이름이 된다고 알려줍니다. 이건 다빈치 코드에서 봤던 '아나그램'이네요.
영어 알파벳 순서를 바꿔서 만드는 일종의 암호 같은 것이지요. RACHEL SOLANDO와 DOLORES CHANAL 이렇게 4명을 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M_아나그램 더 보기|아나그램 접기|이 아나그램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이 잘 되어 있는 곳이 있어서 인용해 왔습니다.
아나그램은 사실 우리글에서는 영어에 비해서 응용력이 떨어지지요. 우리글은 초성과 중성, 종성을 풀어 쓰는 체계가 아니라 이를 한 데 묶어서 쓰기 때문입니다.
반면 영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순서만 바꿔서 다른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일이 어렵지 않지요.
'간다'를 'ㄱㅏㄴㄷㅏ'라고 풀어 쓸 경우에는 ㄱ과 ㄷ의 위치만 바꿔서 'ㄷㅏㄴㄱㅏ', 즉 '단가'라는 단어를 조합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다'라고 표기하기 때문에 '단가'를 만들 수 없지요.
물론 단어가 길다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확실히 풀어 쓰는 경우에 비해서 응용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튼 '다빈치 코드'에 등장했던 '아나그램'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 드라코 같은 악마여! (O, Draconian devil!) -> 레오나르도 다 빈치! (Leonardo Da Vinci!)
오, 불구의 성인이여! (Oh, lame saint!) -> 모나리자! (The Mona Lisa!)
인간의 진로는 너무나 어둡다 (So dark the con of man) -> 암굴의 성모 (Madonna of the Rocks)
그리고 '아나그램'은 종종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매트릭스(The Matrix)'의 주인공인 '네오(Neo)'는,
구원자, 하나 등은 뜻하는 'One'의 '아나그램'이고,
소설 '해리 포터(Harry Potter)'에서는
'톰 마볼로 리들(Tom Marvolo Riddle)'이 '나는 볼드모트 경이다(I am Lord Voldemort)'가 되죠.
이렇게 '아나그램'은 사용하기에 따라 사용된 내용의 신비성을 한층 높여주죠.
해외에서는 '아나그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게시하는 사이트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 중에는 굉장히 흥미롭고, 유머스러우며,
심지어는 공포스럽기까지 한 것들도 있어 모아 봤습니다.
우선 '운명'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아나그램'들 입니다.
처도 처음 봤을 때 정말 놀라웠습니다.
'다이아나' 공주 (Princess Diana) -> 최후는 차 사고 (End is a car spin)
타이타닉 재앙 (The Titanic disaster) -> 죽음, 그것은 빙하에서 시작된다 (Death, It starts in ice)
마돈나 루이스 치치오네 (Madonna Louise Ciccone) -> 한 멋진 댄스 가수 (One cool dance musician)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 내가 지혜로운 명언을 만들겠다 (I'll make a wise phrase)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 -> 그는 도둑들을 잡을 것이다 (He'll mesh crooks)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 (Sylvester Stallone) -> 아주 멋진 재능없는 스타 (Very cool talentless star)
마가렛 데처 (Margaret Thatcher) -> 그 대단한 매력인 (That great charmer)
클린트 이스트우드 (Clint Eastwood) -> 서부극 액션 (Old West action)
편안함이란 (Comfort is) ->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애플 매킨토시 (The Apple Macintosh) -> 도움을 주기 위한 기계들 (Machines apt to help)
아래 것들은 굉장히 유머스럽고, 어찌보면 신기한 것들입니다.
시어머니 (Mother-in-law) -> 여자 히틀러 (Woman Hitler)
화학 (Chemistry) -> 젠장, 울고 싶다 (Shit, me cry)
기숙사 (Dormitory) -> 더러운 방 (Dirty room)
크리스마스 (Christmas) -> 현금 삭감 (Trims cash)
우주비행사 (Astronomer) -> 달 관찰자 (Moon starer), 별은 이제 그만 (No more star)
아이팟 애호가 (Ipod lover) -> 불쌍한 악마 (Poor devil)
뜨거운 물 (Hot water) -> 차 끓여먹을 만한 (Worth tea)
텔레비전 프로그램 편성 (Television programming) -> 거실에 스며들기 (Permeating living rooms)
시골구석 (The countryside) -> 여긴 도시 먼지 없음 (No city dust here)
신사 (A gentleman) -> 우아한 사람 (Elegant man)
망원경 (A telescope) -> 지역을 보기 위함 (To see place)
그리고 'Who is 67?'은 바로 테디 자신을 뜻합니다. 셔터 아일랜드의 67번째 환자인 자신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벌써 여기서 결말을 예상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보면서 '이거 혹시 레오나르도가 나중에 환자인 거 아냐?'하면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지요.
이 쪽지 때문에 결말을 예측해버리는 일이 발생하여 다소 결말의 '반전'이라는 장치는 약해졌지만, 주인공이 연방 보안관이고 수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니, 어쩔 수 없이 연방 보안관으로서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감독의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테디의 아내인 돌로레스가 환상에 등장합니다. 돌로레스의 등이 벌겋게 타고 있는 것은 그녀가 레이디스란 방화범 때문에 불에 타 죽었다고(혹은 질식해 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난 모습입니다. 그러나 앞 모습을 보시면 불에 타 죽어야 할 돌로레스가 피를 흘립니다.
물론 나중에 밝혀집니다. 사실 돌로레스는 테디가 권총으로 복부를 쏘아 죽이게 되지요. 바로 영화 후반의 이 장면입니다.
환상에서 깨어난 테디는 탈출을 감행한 레이첼이라는 환자에 대한 단서를 잡기 위해 그녀의 주변 사람들에 대해 신문을 시작합니다.
첫 번째 신문대상은 피터 브린이라는 사람입니다. 신문과정에서 피터는 레이첼이란 여자는 자신의 아이를 죽인 사람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테디는 갑자기 안좋은 표정을 하더니 연필을 들고 수첩에다 연필을 긁어대기 시작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네, 맞습니다.
은연 중에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아내인 돌로레스가 아이들을 죽였다는 사실 말이죠. 그래서 레이첼을 비난하는 피터를 괴롭힙니다.
그리고 피터는 이 연필 긁는 소리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런 사실이 기록에 있었던 것일까요? 테디는 어떻게 알고 연필을 가지고 피터를 괴롭힌 것일까요?
두 번째 신문 대상은 커언스 부인입니다.
테디는 정신병원에 처음 도착했을 때 원장과의 대화에서 계속 수용자들을 '환자'가 아닌 '범죄자'로 지칭하고 있었습니다. 원장은 '환자'라고 계속 고쳐불렀죠.
연방 보안관이기에 당연히 범죄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어째 커언스 부인이 자신의 범죄를 털어 놓는 장면에서는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을 보입니다. 처음에 병원에 왔을 때 환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나쁘게 평가하던 테디의 모습은 어디 갔을까요? 불과 피터를 신문할 때에도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는데 말이에요.
결국 자신이 아내를 죽였다는 사실이 무의식 중에 남아 있고, 남편을 도끼로 살해했다는 커언스 부인의 말을 듣고도 납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나도 그랬으니까.'라는 식이지요.
이제 레이첼의 주치의라는 닥터 시한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어떤 사람인지 묻는 말에 커언스 부인은 당황해 합니다.
말을 조금 더듬으면서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만족해하는 척의 모습이 잠깐 비춰집니다.
커언스 부인이 당황해 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이 말해야 하는 닥터 시한이 바로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을 더듬고 갑자기 칭찬을 하며 어머니의 말을 빌려 아부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척으로 행세하고 있는 닥터 시한은 그 말을 듣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지요.
그리고 이 커언스 부인은 병원 전체가 꾸미고 있는 이 연극의 비밀을 테디에게 알려주고 싶어 안달이 나 있습니다.
테디가 깜빡 속아 넘어가는 것도 너무나 재밌게 보이는 것이지요. 그래서 닥터 시한에게 물을 갖다 달라고 하고 비밀을 알려줍니다.
게다가 나중에는 완전히 깜빡 속고 있는 테디를 보면서 노골적으로 웃어대기까지 하지요. 직원들은 말리느라 진땀을 빼고 말이죠.
그리고 또 등장하는 어린 여자아이의 환상입니다.
이 여자아이는 테디에게 묻습니다. "왜 저를 구하지 않았죠?" 테디는 울면서 대답합니다. "그러려고 했지만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어."
정말 테디가 연방 보안관으로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셔터 아일랜드에 왔고, 그의 아내는 레이디스란 방화범에 의해 죽었으며, 자신에게는 자식이 없다는
사실이 틀림 없다면 이 여자 아이는 테디가 알지 못하는 아이입니다. 환상 속에서는 레이첼의 아이로 나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는 울면서 대답합니다.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늦었다고 말이죠.
네, 사실은 그의 딸이 맞는 것입니다. 자신의 아내 돌로레스가 호수에서 익사시켜 지켜주지 못한 그 딸 말이죠.
고로 영화 종반에 밝혀지는 테디와 돌로레스의 진실은 병원에서 세뇌를 시켰다던가 하는 거짓이 아닌 실제로 그가 겪었던 사실임이 밝혀집니다.
그것은 지금 테디가 연방 보안관이 아닌 환자라는 사실을 반증해 주기도 하지요.
테디는 없어진 척을 찾다가 탈출에 성공한 레이첼을 해안 동굴에서 만나게 됩니다.
상당한 수준의 전문지식을 테디에게 이야기 하는 레이첼은 원래 셔터 아일랜드의 의사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뇌실험에 대해 반대하자 그녀 또한 여기의 환자로 만들어서 밖으로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하게 가둬놨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잠든 테디를 직접 깨워서 내보냅니다.
감독은 병원에 있는 가짜 레이첼이 아닌 진짜 레이첼이 동굴에 존재함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게끔 만듭니다.
'혹시 정말로 원장이 테디를 그리고 관객마저도 세뇌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섬 전체는 모두 연극이 펼쳐지는 무대입니다. 레이첼이란 존재도 당연히 의사 중 한 명이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테디가 의심스러워 하던 뇌실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므로써 테디가 확신을 갖게 하고 등대로 가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모든 것은 등대에서 최후에 밝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혹시나 뇌실험에 대한 무게를 실어주지 않았다면,
테디는 등대로 가지 않고 탈출부터 하려고 했을런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동굴에 있는 레이첼의 존재가 '이 모든 것이 연극이 아니다'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될 수 없는 것이지요.
테디는 자신의 동료 척이 등대에서 좀비가 되는 뇌 수술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그를 구출하기 위해 등대로 달려갑니다. 경비를 해치우고 등대로 올라가지만
등대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수술실, 아니 수술 집기류도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꼭대기 층에는 원장이 기다리고 있었고, 총에는 총알이 없다고 알려줍니다.
이미 올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었고, 따라서 경비에게도 총알이 없는 총을 지급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꾸민 일이 아니라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근무하는 경비들이 실탄을 지급 받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게 맞는 거겠지요?
이윽고 정신을 차린 테디는 사실을 말합니다. 테디란 존재는 허구의 인물로 자신이 만들어 낸 영웅이고, 자신의 이름은 앤드류 레이디스라고 말이죠.
그리고 1952년 아내를 죽여서 셔터 아일랜드에 오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영화의 시작은 1954년이었고 병원의 원장은 테디가 2년간 여기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시간은 정확히 일치합니다.
테디는 C병동에서 조지 노이스를 만납니다. 셔터 아일랜드에서 잔혹한 뇌실험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한 중요한 인물이지요.
하지만 분명 자신은 그를 셔터 아일랜드 바깥에서 만났으나, 그는 다시 C병동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그런데 더 놀랄 것은 조지가 테디에게 '너는 거짓말을 했어', '네가 내 얼굴을 이렇게 만들었어', '이것은 너를 위한 쇼야'라는 말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원장이 들려주는 2주 전 테디의 조지 폭행사건과 일치합니다. 그는 2주 전에도 C병동에서 조지를 만나서 똑같은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홀로 연방 보안관 놀이에 심취해서 말이죠.
그리고 영화에서는 테디가 하버 섬에 도착할 때 선장이 폭풍이 온다고 경고를 했었고, 그 후로 계속 악천후가 지속 되어 섬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등대에서 마지막으로 현실을 인정하게끔 만드는 두 의사의 노력 이후, 정신을 차려보니 세상은 온통 평화롭습니다.
폭풍이 몰아쳤던 것 같지도 않군요. 나무가 뽑혀 나갈 정도였는데 꽃들은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이네요.
그렇습니다. 원장이 말했듯 폭풍은 없었습니다. 모두가 테디의 머릿속에서 나온 상상의 시나리오였던 것이지요.
병원에서는 거기에 보조만 맞춰줬을 뿐이었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장면입니다. 영화를 본 모두가 이 장면을 곱씹는 것으로 보아 가장 인상적인 장면임에 틀림 없습니다.
분명히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현실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가 다시 연방 보안관 놀이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닥터 시한은 원장에게 병이 완치 되지 않았으니 할 수 없이 뇌수술을 해야 겠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렇게 치료를 위해 노력했는데 그게 안 되니 아주 서글픈 표정으로 말이지요.
그런데 갑자기 테디가 닥터 시한에게 묻습니다.
“Which would be worse? To live as a monster, or die as a good man?”
자막은 이 말을 이렇게 번역했군요.
"자네라면 어쩔텐가? 괴물로 살아갈텐가, 아니면 선량한 사람으로 죽겠나?"
여기서 모두들 한 번 또 놀라게 됩니다. 그 말에서 연방 보안관 테디의 모습이 아니라 정신이 돌아온 앤드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닥터 시한은 그의 선택을 존중해 줍니다. 선량한 사람으로서, 즉 자신의 상상 속에서 음모를 파헤치려는 영웅이었던 테디로서 끝을 맺겠다는 선택을 말이죠.
그래서 "테디"하고 부릅니다. 실제로 파트너인 척은 이름을 부르지 않고 늘 "보스"하고 불렀었죠.
이미 정신을 차려버린 시점에서,
'괴물'은 아이들이 모두 죽고 자신의 아내를 자기 손으로 죽인 앤드류 레이디스 자신을 의미하는 것 같고,
따라서 '괴물로 산다'라는 것은 과거의 잔혹한 기억을 가진 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선량한 사람'은 자신이 상상 속에서 만들어 낸 영웅 캐릭터인 테디를 의미하는 것 같고,
'선량한 사람으로 죽는다'는 것은 병이 완치되지 않은 척 해서 뇌수술을 받고 끝내 테디인 채로 기억의 마지막을 장식하겠다는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즉, 영화 내내 주인공 테디가 음모를 제기했던 뇌실험은
원장이 싫어했던 외과적인 뇌수술(환자를 통제하기 위해 하는)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원장은 비인간적인 그 수술에 반대하고 환자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약물을 통해 치료를 하고,
또 한바탕 연극을 하기도 하고 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 한 뒤 그래도 치료가 불가능하면 할 수 없이 뇌수술을 하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이 영화는 감독이 원작을 각색하여 소설과 같은 결말이 나오도록 쉽게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말대로 열린 결말을 노렸을 수도 있고, 아니면 주인공 테디가 실은 환자가 아니라 연방 보안관이 맞는데 뇌실험을 하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테디를 세뇌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다분히 상업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으니 마케팅 효과 하나는 끝내주지 않나요?ㅋㅋ
사람들이 결말을 무엇으로 생각하든 간에 감독의 의도는 성공한 것입니다. 돈 많이 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