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플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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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방송예술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대학생활을 마감하는 졸업작품전의 제목으로 '이룰 성'을 택했다. 공연에 들어가기 전 받아본 팜플릿을 보았을 때(그림과 같은 모습) 들었던 느낌은 '이들이 2년의 짧고도 긴 세월동안 이루어 낸 땀의 결실을 우리에게 보여주려 하는구나'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룰 '성'자의 저 한 글자 속에는 많은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들의 노력의 결실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졸업 전 마지막 공연의 성공을 바라는 의미와 또 대학생이라는 아마추어를 벗어나 진정한 뮤지컬 배우로서의 환골탈태를 이루어내겠다는 굳건한 의지도 있었다. 그리고 작품의 내용 자체에도 가장 주된 테마는 바로 이 '成'이었다.

*작품명 : Believe in Happy-ending?

쎄, 해피엔딩을 믿느냐고? 옛날 동화에서 나오는 '어쩌고 저쩌고 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하는 해피엔딩이라면 글쎄...하고 먼저 고개를 가로 젓게 된다. 하지만, 동화든 드라마든 영화든 우리는 해피엔딩을 갈망하지 않는가? 오히려 열린 결말로 다양한 가능성을 추측해 볼 수 있다거나 슬프거나 우울하게 끝나는 작품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된 정서인지 모르겠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현실이 그렇지 않기에 대리만족을 하게 되는 것일지도.(행복지수 높은 다른 나라 사람들은 안 그럴지도? 누군가 연구해서 알려주면 좋겠다ㅋ)

가 막히고 저녁 식사가 늦는 바람에 7시 정각에 시작하는 공연을 무려 10분이나 늦게 들어갔다. 대학생들 하는 공연이니 이리저리 준비하다보면 시작이 늦어지기 마련이겠지...라고 생각하며 들어섰는데 이미 상당부분 시작해 버린 후였다. 앞부분의 스토리를 놓쳐버렸지만 일단 나는 사촌동생이 언제 나오나 무대를 구석구석 뒤졌다. 그런데 의외(?)로 일찍부터 나와서 많은 장면에 오랜 시간 출연해서 놀랐다. (사실 이 녀석이랑 친하기는 하지만 정작 그 잘 한다는 노래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에야 말로 꼭 노래를 들어보겠다 하고 작정을 하고 갔는데, 왠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러나, 짧은 연습기간을 맞추려 과도한 연습을 하고 제대로 쉬지를 못해 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녀석. 결국 솔로로 노래부르는 부분이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졸업공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자며(무슨 뜻일까? 목이 쉬어버린 몹쓸 라이브로 오디션 관계자들이 참석한 곳에서 눈밖에 나지 말라는 뜻이었을까? 아니면 목이 더 이상 망가지면 완전히 상해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기가 힘드니 목을 아껴두라는 의미였을까?) 그 부분을 솔로로 춤을 추는 장면으로 바꾸셨다고 하는데...이로써 이번에도 나는 이 녀석의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일부러 시간 내서 거기까지 갔건만...


▲ 문제의 장면. 솔로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춤을 추는 장면으로 대체되어 버렸다.

 
*출연 : 정훈희, 고도희, 김기연, 김보라, 박미리, 박민정, 박혜란, 변부의, 이승현
*시놉시스 : 인생의 의미, 사랑, 우정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 보게끔 하는 아름다운 청춘남녀 이야기...
                  화려한 모습 뒤에 평범한 삶을 꿈꾸는 톱스타 스테파니와 철부지이지만 꿈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당찬 20대의 보라.
                  직장에서 잘린 후 자신의 미래를 두려워하며 자신감을 잃은 미리를 장난스럽지만 진심으로 위로하는 동거남 훈희.
                  그들의 귀엽고 풋풋한 러브스토리.

                  소개팅에서 만난 기연이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승현,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승현이에 대한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혜란. 그 후 발곃진 혜란이의 마음을 알게 되고 더욱 돈독해진 우정.

                  "나와 계속 만나 주실래요?" 노란 편지와 달콤한 고백을 받은 그녀, 도희.

                  소심한 성격탓에 남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소영, 그런 그녀에게 찾아온 수리공 우진과의 황당하고도 수줍은 그들의 사랑이야기.

"Do you believe in happy-ending?"
 
 
 
 
 

토리라인 자체가 '아름다운 청춘남녀 이야기'인데다 졸업하는 학생들이 모두다 출연하기는 해야 하기에 주인공들은 서로 다 얽히고 섥히듯 연결되어 있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따르고 있다. 최근 영화로도 개봉한 강풀의 <순정만화>랄지, 우리 영화로는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외국 영화로는 <러브 액추얼리>랄까? 인물간의 관계도를 그려보고자 이면지와 연필을 들고 그림을 그려 보았는데, 한 눈에 쏙 들어오도록 간편하게 그리기가 너무 어렵다. 글쎄, 9명(배역상 10명)의 좁은 인간관계 내에서 다들 2중 3중의 관계를 맺고 있으니 정리가 안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인물관계도는 포기.

간 중간에 삽입된 음악도 꽤나 귀에 익은 것들이 많았다. <Mamma Mia!> 중 'Honey, Honey'라든가 '유이치 와타나베'의 'One Autumn Day' 또는 <사랑은 비를 타고> 중 '언제나 그 나이 땐', 그리고 <Footloose>중 'Holding Out for a Hero' 같은 음악들 말이다. 뭐니뭐니해도 아는 노래가 나와야 흥겹지, 지난 번 학교의 축제 때 초청된 가수들과 아마추어 밴드들이 부른 노래는 물론 흥겨웠기는 했지만 내가 잘 알지 못해서 통 어울릴 수가 없었던 적이 있었다. 아주 유명한 노래라고 했는데 말이다. 예를 들자면, '시대유감' 같은 거? (-_-;;)


▲ <Mamma Mia!> - Honey, Honey / 노래 : 고도희 / 코러스 : 김기연, 박혜란


▲ <사랑은 비를 타고> - 언제나 그 나이 땐 / 노래 : 정훈희, 박미리

쩌면 다소 진부하고 식상한 소재일 수도 있는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해피엔딩. 그러나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장면 곳곳에 숨겨진 애드립인지 각본이 그러했는지 모를 개그들(이를테면 계산하는데 32,000원인데 31,900원만 주세요, 하는 장면이나 전등을 고치느라 의자를 잡아달랬더니 몸을 붙잡으라는 줄 알고 다리를 껴안는 장면)이 어우러져 다소 느슨함 속에서도 긴장감을 표출해 주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표현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겠지만, 너무나 잦은 암전은 눈에 조금 불편했다고 해야할까? 여러 등장인물들의 각각의 스토리를 한 무대에 담아야하기 때문에 장소 등의 이동을 위해 암전시간이 있는 것은 이해를 해줘야 하겠지만, 너무나 암전시간이 자주 찾아와서 이야기 전개를 툭툭 끊어 먹거나 혹은 어두웠다 밝아졌다 반복되는 것 때문에 눈이 피로해지는 것은 옥의 티였다. 하지만 연출, 음향, 조명, 무대, 배우 등 모든 것을 학생들이 이루어 낸 것이라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고 할까? 입장료도 팜플릿 값 2,000원이었으니까 말이다.(다만 학부모는 30,000원이었다는 점. 뒤풀이 비용이라든지로 사용하긴 하겠지만 내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부모가 봉이냐'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인적으로 소심한 대학생으로 나오는 고소영 역(변부의)의 캐릭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극중 박혜란의 오빠가 운영하는 카페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다가 좌절한 후 아침부터 내내 출근도장을 찍듯 와서 하루에 무려 커피를 평균 8잔이나 마시고는 냅다 도망간다. 무전취식이랄까 아니면 배짱 있는 외상이랄까. 나중에 무려 외상 커피 값이 32만원인가 하는 거금이 되어버리는, 그런 캐릭터? 글쎄, 왜 마음에 드는 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해보고 싶어서일까나?ㅋㅋ 요즘 같은 세상에 저랬다간 바로 경찰서에 끌려가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래도 소심한 성격 탓인지 이 복수인지 모를 외상커피 마시기에 이용되는 커피는 그다지 비싼 커피는 아니다. 박혜란과 김기연이 마신 커피는 두 잔을 합쳐서 14,000원을 계산한 반면, 고소영이 하루 종일 마신 커피 8잔의 가격은 조금 계산에 약한 정준희가 계산하기엔 '3x8=25'였으니 말이다. 즉, 한 잔에 3,000원짜리 커피. 아무래도 소심하지만 착해보인다ㅋㅋ 그러면서 '부의 미래'라는 책을 늘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은 뭔지^^;;
 
아방송대학을 졸업한 선배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그 결과는 실로 엄청났다. 정말이지 방송/예술의 전 분야에 거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력 있는 교수들과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만나 꿈을 이루는 곳[成]. 이제 전문 뮤지컬 배우로서 재탄생 할 그들의 앞날에 많은 고난과 역경이 닥치겠지만 이를 충분히 견뎌내고 잘 성장하여 우리나라 방송/예술계를 이끄는 거장들이 되기를 희망한다.
아직 졸업은 멀었지만, 혜란아 미리 졸업 축하한다.

 
 
 
 
 
 
 
 

(+) 어서 EOS 5D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삼각대가 없어서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없는 환경이기는 했으나, 450D를 가져온 둘째 외삼촌과 비교해 볼 때만 해도 너무 부족한 카메라ㅠ XD메모리도 고작 256mb이다. 동영상 몇 개 찍었더니 사진은 몇 장 찍지도 못하고...무대라 어두운 사진 촬영을 위해 고감도는 필수인데 400밖에 지원하지 않는 데다가 400으로 놓고 찍으면 걷잡을 수 없는 노이즈. 빨리 취직해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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